2026년 1월 29일 목요일

[K-POP 걸그룹] 비주얼인가 주얼인가


 

처음 마주치는 얼굴이 팀의 첫인상이 된다.

어떤 걸그룹을 처음 알게 되는 순간을 떠올려 보면, 대개 노래 전체를 다 듣기도 전에 이미 이미지 하나가 먼저 머리에 들어온다. 포털 메인에 뜬 사진 한 장, 쇼츠로 흘러간 몇 초짜리 영상, 혹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캡처 한 컷. 그 짧은 순간에 “아, 이런 팀이구나”라는 판단이 거의 자동으로 내려진다. 그래서 비주얼 포지션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의미를 가진다. 팀의 입구, 그리고 첫인상을 맡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단순히 “제일 예쁜 멤버”라는 식으로 가볍게 정해지지 않는다. 카메라 앞에서 어떤 각도가 잘 받는지, 조명이 바뀌어도 얼굴 인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지, 콘셉트가 바뀌었을 때도 어느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가 되는지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함께 검토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 멤버를 통해 팀 전체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지고 나면 그 의미가 생각보다 무겁다.

실제로 대중의 기억 방식도 꽤 단순하다.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 팀에 노래 잘하는 멤버”보다 “그 팀에 얼굴 기억나는 멤버”가 더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 그 예쁜 멤버 있는 팀” 같은 식의 설명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말 속에는 그 멤버 한 명이 팀 전체의 대표 이미지처럼 쓰이고 있다는 뜻이 들어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팬이 되면 멤버 하나하나의 매력을 따로 보게 되지만, 그 전 단계에서는 거의 항상 이 입구를 통해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비주얼 포지션은 화려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팀의 간판으로 계속해서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늘 시선의 제일 앞자리에 서 있는 역할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비주얼은 하나의 기준이 아니라 여러 갈래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아이돌 비주얼”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공통된 이미지가 있지만, 그 기준이 언제나 같았던 적은 없다. 어떤 시기에는 또렷하고 화려한 인상이 더 주목받았고, 또 어떤 시기에는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더 많이 선택되기도 했다. 유행하는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카메라 연출 방식이 바뀌는 것만 봐도, “예쁘게 보이는 얼굴”의 기준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팀 안에서도 비주얼의 결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차갑고 도시적인 인상을 가진 멤버가 있는가 하면,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멤버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이 중에서 누가 “대표 비주얼”로 불리느냐는, 단순한 외모 순위보다는 그 팀이 바깥에 어떤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고 싶은지와 더 가까운 문제다.

이 때문에 활동을 하면서 비주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일도 흔하다. 데뷔 초에는 한 멤버만 유독 주목받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멤버의 매력이 알려지고, 어느 순간에는 “이 팀은 다들 각자 스타일의 비주얼이다”라는 평가를 듣게 되기도 한다. 팬층이 넓어질수록, 보는 눈도 같이 다양해지는 셈이다.

결국 비주얼이라는 건 고정된 점수표 같은 게 아니라, 시대와 취향, 그리고 노출되는 방식에 따라 계속해서 다시 쓰이는 평가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의 기준으로만 모든 걸 단정 짓는 건,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비주얼 멤버가 겪는 보이지 않는 부담

겉으로 보면 비주얼 포지션은 좋은 자리처럼 보인다. 사진도 많이 찍히고, 기사에도 자주 나오고, 사람들 기억에도 빨리 남는다. 하지만 그만큼 관리해야 할 것도 훨씬 많다. 체중, 피부 상태,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도 바로 화면에 티가 나고, 그게 그대로 평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따라붙는 게 “얼굴만 보는 멤버”라는 오해다. 실제로는 다른 멤버들과 똑같이 노래 연습하고 춤 연습하는데, 비주얼이라는 이름 때문에 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판단받는 경우가 생긴다. 이게 반복되면, 본인 스스로도 괜히 위축되거나, “나는 여기서 어떤 역할로 남게 될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멤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열심히 자기 몫을 증명하려고 한다. 노래든 예능이든, 혹은 연기든, “비주얼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팀 내에서 존재감이 더 단단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비주얼 포지션은 편한 자리라기보다는, 늘 관리와 증명이 같이 따라오는 자리라고 보는 편이 더 현실에 가깝다. 시작점은 화려할 수 있지만, 그걸 유지하는 과정은 꽤 성실함을 요구한다.

팀 전체 그림 속에서의 균형

예전에는 “이 팀의 비주얼은 누구” 같은 식으로 한 명이 딱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비주얼 멤버가 여러 명인 팀”이라는 말이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건 단순히 멤버들이 다 예뻐서라기보다는, 팀 이미지를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들어간 결과라고 보는 편이 맞다.

어떤 사진에서는 A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어떤 무대에서는 B가 더 기억에 남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팀은 특정 한 사람의 이미지에만 의존하지 않게 되고, 상황에 따라 여러 얼굴로 기억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구조가 훨씬 안정적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팀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스타일의 얼굴을 같이 가져가자”는 방향으로 멤버 구성을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건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팀의 수명과도 어느 정도 연결된 문제다. 한 명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는 구조는, 그만큼 위험도 같이 커진다.

그래서 요즘 팀들을 보면, 누가 딱 잘라 대표 비주얼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경우도 많다. 대신 “이 팀은 전체적으로 그림이 좋다”라는 식의 평가를 더 자주 듣게 된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의미가 크다.

결국 오래 남는 건 분위기와 인상이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예전 활동들을 다시 떠올려 보면, 신기하게도 “정확히 누가 제일 예뻤다”는 기억보다 “그 팀은 이런 느낌이었다”는 인상이 더 많이 남는다. 어떤 팀은 상큼한 이미지로, 어떤 팀은 세련된 분위기로, 또 어떤 팀은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기억된다.

이 인상은 한 명의 비주얼 멤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멤버 전원이 같이 쌓아온 표정, 말투, 무대 위의 태도, 그리고 팀이 선택해온 방향들이 겹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비주얼 포지션은 그중에서 문을 여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오래 가는 팀일수록, “누가 제일 예쁜 팀”이라는 말보다는, “그 팀 분위기 좋다”라는 평가로 더 자주 불린다. 이 말 속에는 단순한 외모 평가를 넘어선, 팀 전체에 대한 인상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얼굴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끝까지 사람들 기억에 남는 건 결국 그 팀이 만들어낸 전체적인 공기와 인상이다. 그리고 그 인상이 좋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그 팀 이름을 꺼내게 된다. 비주얼은 그 출발점일 뿐,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 결국 여기로 이어진다.

[K-POP 걸그룹] 비주얼인가 주얼인가

  처음 마주치는 얼굴이 팀의 첫인상이 된다. 어떤 걸그룹을 처음 알게 되는 순간을 떠올려 보면, 대개 노래 전체를 다 듣기도 전에 이미 이미지 하나가 먼저 머리에 들어온다. 포털 메인에 뜬 사진 한 장, 쇼츠로 흘러간 몇 초짜리 영상, 혹은 커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