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입구를 설계
요즘 걸그룹 마케팅 얘기만 꺼내면 거의 자동으로 챌린지라는 단어부터 튀어나오는데, 아직도 많은 팀들이 이걸 “이번 활동 때 한 번 써먹는 바이럴 장치” 정도로 생각한다, 틱톡이든 릴스든 쇼츠든 안무 포인트 하나 잘라서 던져놓고 반응 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런 식의 태도 말이다, 근데 실제로 현장에서 길게 보는 팀들은 챌린지를 그렇게 다루지 않는다, 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챌린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고, 영상 하나가 아니라 입구다, 이 팀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어떤 장면으로 처음 만나게 될지, 어떤 분위기로 이 팀을 인식하게 될지, 그리고 그 다음 행동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까지 같이 설계하는 게 챌린지의 역할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챌린지는 홍보물이 아니라 첫인상이고,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간다, 사람들은 어떤 팀을 처음 어떤 맥락에서 봤는지를 꽤 오래 기억한다, “웃긴 팀으로 처음 알았다”, “퍼포먼스 미친 팀으로 처음 봤다”, “되게 친근한 애들로 처음 접했다” 이런 인식이 나중에 다른 콘셉트를 해도 기본 전제로 따라다닌다, 그래서 챌린지를 만들 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할까”가 아니라 “이 팀을 어떤 팀으로 기억하게 만들까”다, 이 질문 없이 그냥 트렌드만 따라가면, 그 순간 숫자는 나올 수 있어도 팀의 이미지 자산은 오히려 더 흐려진다, 그리고 이렇게 흐려진 팀은 다음 컴백 때 또 다른 콘셉트, 또 다른 챌린지에 의존하게 되고, 점점 더 ‘정체성 없는 바이럴 소비재’ 쪽으로 밀려간다.
조회수보다 중요한 유입의 질
실무에서 데이터를 보다 보면 되게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챌린지 영상 조회수는 몇 천만, 몇 억이 찍혔는데 막상 팬덤 사이즈나 음원 지표, 채널 체류 시간은 크게 안 움직이는 경우다, 이게 왜 그러냐면, 그 조회수 안에는 그냥 알고리즘에 떠서 본 사람, 그냥 스쳐간 사람, 그냥 유행이라서 한 번 따라 해본 사람이 훨씬 더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이 팀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온 게 아니라, 그 순간 재미있어 보여서 소비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진짜 전략적으로 챌린지를 쓰려면 “얼마나 많이 보게 할까”보다 “누가 보게 할까”를 먼저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 팀이 앞으로 ‘같이 놀기 좋은 팀’으로 가고 싶은지, ‘감상하는 팀’으로 가고 싶은지, ‘동경하는 팀’으로 가고 싶은지에 따라 챌린지의 결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참여 난이도, 표정 연기, 카메라 거리, 멤버 배치, 심지어 배경 음악을 쓰는 방식까지 전부 달라진다, 그리고 이 차이는 챌린지 이후 행동에서 바로 드러난다, 어떤 챌린지는 사람들이 따라 하고 끝나고, 어떤 챌린지는 따라 한 다음에 “원본 영상이 뭐지?” 하고 채널을 누르게 만든다, 어떤 챌린지는 웃고 넘기고 끝나고, 어떤 챌린지는 “이 팀 다른 것도 있나?” 하고 플레이리스트를 타게 만든다, 이 작은 차이가 쌓이면, 팬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입과 그냥 소모되는 트래픽의 비율이 완전히 달라진다.
챌린지는 콘텐츠가 아니라 필터
많은 기획자들이 챌린지를 생각할 때 “이번엔 뭐가 더 웃길까, 뭐가 더 특이할까” 쪽으로만 아이디어를 짠다, 물론 그게 완전히 틀린 방향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보면 챌린지는 재미있는 영상이기 전에 ‘선별 장치’에 더 가깝다, 이 팀과 결이 맞는 사람은 안으로 끌어들이고, 아닌 사람은 그냥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어떤 팀이 음악성과 퍼포먼스 완성도를 핵심 자산으로 가져가고 싶다면, 챌린지도 어느 정도는 “와 이거 잘한다”라는 감상 포인트를 남기는 쪽이 맞고, 어떤 팀이 친근함과 캐릭터성을 무기로 가져가고 싶다면, 챌린지도 “나도 할 수 있겠다”, “같이 놀고 싶다” 쪽으로 가야 맞다, 이게 섞이면 무슨 일이 생기냐면, 챌린지를 보고 들어온 사람들은 기대한 이미지와 실제 팀의 결이 다르다고 느끼고, 그 순간 조용히 빠져나간다, 이탈은 조용히 일어나기 때문에 숫자로는 잘 안 보이지만, 채널 체류 시간, 다음 영상 시청률, 구독 전환율 같은 데서 확실하게 흔적이 남는다, 그래서 챌린지를 짤 때는 “많이 퍼질까?”보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만 남게 만들까?”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 이 필터 설계를 잘한 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팬덤 성격이 또렷해지고, 댓글 문화나 커뮤니티 분위기까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좋은 챌린지는 세계로 들어가는 문
결국 정말 잘 만든 챌린지라는 건, 그 영상 하나로 모든 걸 끝내는 구조가 아니라, 그 팀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문 역할을 한다, 챌린지를 보고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뭐지 이 팀?”, “다른 것도 좀 볼까?”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구조여야 한다, 그래서 챌린지를 기획할 때는 영상 하나만 볼 게 아니라, 그 다음 동선까지 같이 봐야 한다, 이 영상을 보고 채널을 눌렀을 때 어떤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는지, 그 콘텐츠들이 어떤 순서로 보이게 되는지, 그 흐름 안에서 멤버는 어떻게 인식되기 시작하는지까지 같이 설계돼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챌린지는 아무리 터져도 일회성 불꽃놀이로 끝난다, 반대로 이 동선까지 같이 설계된 챌린지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 입구로 남는다, 그래서 SNS를 잘 쓰는 팀들은 매번 “이번엔 뭐가 터질까”를 회의하지 않는다, 대신 “이번 컴백에서는 입구의 각도를 어디로 틀까”를 이야기한다, 이 차이는 당장은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몇 년만 쌓이면 한 팀은 늘 바이럴에 목 매다는 팀이 되고, 다른 한 팀은 유입 구조를 자산처럼 쌓아가는 팀이 된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팬덤의 크기보다도, 밀도와 지속력에서 훨씬 크게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