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참여형 콘서트는 공연을 ‘보는 자리’에서 ‘같이 만드는 자리’로 바꾸는 구조예요
요즘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제일 많이 착각하는 게 뭐냐면, 무대 세트랑 연출만 화려하면 팬들이 무조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물론 무대 퀄리티 중요해요. 노래 잘 들리고, 동선 깔끔하고, 연출 멋있으면 기본 점수는 먹고 가요. 그런데 요즘 팬들은 거기서 한 단계 더를 원해요. “와 멋있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공연에 내가 뭔가 한몫했다”는 감정을 갖고 싶어 해요. 이게 바로 팬덤 참여형 콘서트가 필요한 이유예요. 참여형 콘서트는 단순히 몇 코너에서 팬들한테 질문 던지고 손 흔들게 하는 수준이 아니에요. 기획 단계부터, 구성 단계부터, 심지어는 공연이 끝난 뒤 기억에 남는 방식까지 전부 팬이 이 공연의 일부라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예요. 이렇게 설계된 콘서트는 티켓 한 번 팔고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팬덤 안에서 몇 년씩 회자되는 ‘경험’으로 남아요. 그리고 이 차이는 진짜 커요. 같은 돈 내고 같은 시간을 써도, 그냥 본 공연이랑 같이 만들었다고 느낀 공연은 기억에 남는 깊이가 완전히 달라요.
왜 팬들은 이제 ‘잘 만든 공연’보다 ‘내가 들어간 공연’을 더 오래 기억할까
솔직히 요즘 팬들은 웬만한 무대 연출에는 잘 안 놀라요. 영상도 워낙 많이 보고, 해외 투어 영상도 실시간으로 접하고, 다른 팀 공연도 다 보거든요. 그래서 “와 스케일 크다” 정도로는 감정이 오래 안 가요. 대신 뭐에 반응하느냐 하면, “저거 우리 팬들이랑 같이 만든 거잖아” 같은 포인트예요. 예를 들어 응원법이 공연 중간 연출의 핵심 장치로 쓰인다든지, 팬 투표로 정한 세트리스트가 실제 공연 흐름을 바꾼다든지, 팬들이 사전에 보낸 메시지나 아이디어가 무대 장치나 멘트에 반영된다든지, 이런 순간들이 나올 때 팬들은 확실히 온도가 달라져요. 그냥 보는 입장이 아니라, 이 안에 내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리고 사람은 자기가 뭔가 기여했다고 느끼는 경험을 훨씬 오래 기억해요. 이건 진짜 심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참여형 콘서트는 감동 포인트를 연출로만 만들려고 하지 않고, 구조로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 보면 돼요. 이 구조를 한 번 제대로 경험한 팬들은, 다음 콘서트도 “이번엔 또 우리가 뭘 같이 하게 될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게 돼요. 이게 반복되면, 콘서트는 그냥 공연이 아니라 팬덤의 연례행사 같은 느낌으로 자리 잡아요.
팬덤 참여형 콘서트, 진짜로 설계하려면 여기까지 생각해야 해요
참여형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많은 팀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중간에 팬들 불러서 게임 하나 할까?”, “사연 소개 코너 넣을까?” 이런 거예요. 물론 그런 것도 나쁘진 않아요. 근데 그건 그냥 ‘참여 요소’지, ‘참여형 구조’는 아니에요. 구조로 만들려면 훨씬 앞단부터 들어가야 해요. 예를 들어 세트리스트 일부를 팬 투표로 정한다든지, 특정 코너의 주인공 멤버를 팬들이 고르게 한다든지, 공연 테마 중 하나를 팬들이 제안한 키워드에서 뽑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기획 단계부터 팬이 들어와 있어야 해요. 그리고 이걸 공연 당일에만 쓰고 버리면 또 아까워요. 준비 과정에서 “이번 콘서트는 팬들이 이런 방향으로 만들어주고 있어요”라는 과정을 계속 콘텐츠로 풀어줘야 팬들이 더 깊게 들어와요. 공연 안에서도 참여는 여러 층으로 나눌 수 있어요. 어떤 구간은 전체 관객이 같이 만드는 참여, 어떤 구간은 특정 구역이나 특정 콘셉트 팬들이 주도하는 참여, 어떤 구간은 멤버별 팬들이 각자 역할을 맡는 참여, 이렇게 구조를 나누면 공연이 훨씬 입체적으로 움직여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이 참여가 ‘형식적인 이벤트’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거예요. “자, 여러분 소리 질러주세요” 이런 건 참여가 아니라 그냥 반응 유도예요. 대신 “여기 이 파트는 여러분이 없으면 완성 안 되는 구간입니다”라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해요. 예를 들어 팬들이 부르는 코러스가 실제로 MR에서 빠져 있고, 관객 소리가 들어가야 곡이 완성된다든지, 팬들이 흔드는 슬로건이나 라이트 색깔이 무대 연출의 일부로 설계돼 있다든지, 이런 식이어야 팬들이 ‘내가 이 공연의 일부다’라고 진짜로 느껴요.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중요해요. “오늘 공연은 이런 팬 참여로 이렇게 만들어졌어요”라는 정리 콘텐츠를 다시 풀어주면, 그날 못 온 팬들까지도 이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유하게 돼요. 이게 쌓이면, 다음 콘서트는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기대감이 깔려 있는 상태가 돼요.
참여형 콘서트는 팬덤을 ‘관객’이 아니라 ‘공동체’로 바꾸는 장치예요
팬덤 참여형 콘서트를 몇 번만 제대로 굴려보면, 팬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져요. “공연 봤다”가 아니라, “우리 공연 하나 만들어냈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해요. 이 차이는 진짜 큽니다. 전자는 소비 경험이고, 후자는 공동 작업 경험이에요. 그리고 공동 작업 경험은 사람을 훨씬 더 깊게 묶어요. 회사 입장에서도 이건 엄청난 자산이에요. 콘서트 하나가 끝나도, 그 경험이 팬덤 안에서 계속 이야기되고,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다음 콘서트로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결국에 참여형 콘서트는 단순히 만족도만을 위해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팬덤을 ‘보는 사람들’에서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로 바꾸는 구조를 만드는 게 진짜 목적이에요. 이 구조를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이후에 어떤 이벤트를 하든,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팬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훨씬 오래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그래서 이건 선택적인 시도가 아닌, 장기 팬덤 운영을 생각하는, 반드시 한 번은 제대로 설계해서 가져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봐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