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6일 월요일

[K-POP 걸그룹] 더 이상 해외와의 경계는 없다.


 


언젠가부터 해외 반응이라는 말이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아니게 된 이유.

예전에는 “해외에서 반응이 왔다”는 말이 꽤 큰 뉴스였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다음에, 일본이나 동남아 쪽으로 진출하는 정도만 해도 대단한 일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K-POP 걸그룹이 처음부터 해외 팬들을 같이 염두에 두고 출발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신인 걸그룹이 데뷔하자마자 여러 나라 팬들이 동시에 반응하고, 뮤직비디오 댓글에는 온갖 언어가 섞여 있다. 이걸 보면, “해외 진출”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낡게 느껴질 정도다. 이제는 그냥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에 같이 올라가는 구조에 가깝다. 하지만 이 변화가 하루아침에 생긴 건 아니다. 지금의 모습 뒤에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산업 전체의 방향 전환이 같이 들어 있다. 이 글에서는, K-POP 걸그룹이 어떻게 지금 같은 글로벌 구조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게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처럼 굳어버린 이유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해외 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K-POP의 글로벌 인기를 이야기할 때,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갑자기 터졌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모습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쌓여온 결과에 가깝다. 처음에는 일부 팬들이 개인적으로 음반을 구해서 듣고, 영상을 번역해서 공유하는 정도였다. 그때는 공식적인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 자막이 없는 영상에 자막을 붙이고, 인터뷰를 번역해서 올리고, 정보를 정리해서 퍼뜨리는 일들이 그렇게 시작됐다. 이런 흐름이 점점 커지면서, 기획사 쪽에서도 “해외에도 분명히 수요가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콘텐츠를 만들 때부터 해외 반응을 어느 정도 고려하기 시작한다. 제목을 영어로 같이 쓰고, 공식 채널에 여러 언어 자막을 붙이고, 해외 팬들이 보기 쉬운 플랫폼에 먼저 영상을 올리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단순히 시장을 넓히겠다는 계산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인터넷과 플랫폼 환경이 바뀌면서, 국내와 해외의 경계가 예전보다 훨씬 흐려졌다는 점도 같이 작용했다. 이제는 한국에서 공개된 영상이 거의 동시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구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K-POP 걸그룹의 해외 인기는 “진출”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열려버린 공간으로 들어간 결과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글로벌이라는 말은 마케팅이 아니라 제작 방식부터 바꿔놓았다.

요즘 걸그룹을 보면, 음악이나 콘셉트 자체가 처음부터 특정 나라만을 상정하고 만들어지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뿌리는 K-POP이지만, 사운드나 비주얼, 메시지 쪽에서는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크게 어색하지 않도록 조정된 흔적이 꽤 많이 보인다. 이건 단순히 영어 가사를 조금 넣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곡의 구조, 후렴의 반복성, 안무의 직관성, 뮤직비디오의 연출 방식까지도, “언어를 몰라도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 수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뀌어 왔다. 멤버 구성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여러 국적의 멤버가 한 팀에 들어가는 경우도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다. 이건 단순히 해외 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징적인 선택이 아니라, 실제로 콘텐츠를 여러 문화권에 자연스럽게 퍼뜨리는 데 꽤 큰 역할을 한다. 어떤 멤버의 인터뷰 한마디, 방송에서의 한 장면이, 그 멤버의 나라에서는 훨씬 더 큰 주목을 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활동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국내 활동을 먼저 하고, 성과가 좋으면 그다음에 해외로 나가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일정 안에 해외 일정이 같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흔하다. 온라인 팬미팅, 글로벌 플랫폼 라이브, 해외 인터뷰 같은 것들이 동시에 돌아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팬들의 자발적인 확산이다. 아무리 회사가 전략을 잘 짜도, 결국 콘텐츠를 퍼뜨리는 건 사람이다. 팬들이 클립을 자르고, 짤을 만들고, 밈처럼 퍼뜨리고, 자기 언어로 설명을 붙이면서, 콘텐츠는 생각보다 훨씬 멀리까지 간다. 물론 이런 구조가 항상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너무 많은 시장을 동시에 의식하다 보면, 오히려 색이 흐려진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어느 나라를 위한 음악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글로벌을 의식하면서도 동시에 “이 팀만의 색”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같이 따라온다. 흥미로운 점은, 해외에서의 반응이 다시 국내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인기 많다”는 말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작동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다 보니, 글로벌 반응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다시 전략의 일부로 들어가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이제 해외는 무대가 아니라, 그냥 같은 공간에 가깝다.

지금의 K-POP 걸그룹을 보면, 더 이상 해외를 “나중에 가는 곳”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꽤 분명하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같은 시간대에, 같은 콘텐츠를, 다른 언어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같이 존재하는 구조 안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그래서 “해외 진출”이라는 말보다는, “동시에 활동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건 단순히 규모가 커졌다는 이야기라기보다는, K-POP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는 쪽에 더 가깝다. 앞으로 이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플랫폼도 바뀌고, 취향도 바뀌고, 유행도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꽤 분명해 보인다. K-POP 걸그룹에게 글로벌이라는 요소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 조건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구조 안에서 살아남는 팀들은, 단순히 해외에서 숫자가 잘 나오는 팀이 아니라, 어디에서 보더라도 “자기 이야기”를 유지할 수 있는 팀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무대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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