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6일 월요일

[K-POP 걸그룹] 아이돌의 시간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는 팀과, 이상하게 오래 남는 팀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K-POP 걸그룹 시장을 조금만 오래 지켜보면, 아주 비슷한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는 걸 느끼게 된다. 어떤 해에는 신인 그룹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그중 몇 팀은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 그때 그렇게 화제가 되었던 이름들 중 일부는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게 된다. 반대로, 처음에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던 팀이, 이상할 정도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흐름을 두고 흔히들 “세대교체”라는 말을 쓴다. 새로운 팀이 나오고, 이전 세대 팀이 물러나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과정은 그렇게 단순한 교대 장면은 아니다. 사라지는 팀이 있다고 해서, 꼭 그 팀이 실패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오래 남는 팀이 있다고 해서, 항상 처음부터 모든 선택을 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흥미로운 건, 이 시장에서는 “오래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성과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몇 번의 컴백을 넘기고, 몇 년의 시간을 버틴다는 것만으로도, 그 팀은 이미 수많은 팀들보다 훨씬 멀리 온 셈이 된다. 이 글에서는, 왜 어떤 K-POP 걸그룹은 짧게 타오르고 사라지는 반면, 어떤 팀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세대교체라는 말이 실제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이돌 시장에서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

아이돌 시장에서 “오래됐다”는 말은, 다른 분야에 비하면 굉장히 짧은 시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데뷔한 지 5년만 되어도, 벌써 “중견”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이 시장은 변화 속도가 빠르고, 관심이 이동하는 속도도 빠르다. 신인 시절에는 매 앨범이 거의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 활동이 이전보다 반응이 좋은지, 아니면 조금 식은 느낌인지, 모든 숫자와 분위기가 비교된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 팀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생각보다 무겁다. 잘나가고 있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반응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기 시작하면, 바로 “다음 세대가 온 것 아니냐”는 말이 따라붙는다. 이때부터 팀의 방향은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모든 팀이 이 변화에 똑같이 대응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어떤 팀은 비교적 부드럽게 이미지를 바꾸면서 자리를 유지하고, 어떤 팀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애매한 위치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 꽤 크게 벌어진다.


오래 남는 팀들은 대체로 “형태”를 바꾸는 데 익숙하다.

오래 활동하는 걸그룹들을 가만히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데뷔 때와 지금이 거의 같은 팀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음악도, 스타일도, 멤버들의 이미지도, 심지어 팀이 보여주는 태도까지도 조금씩 바뀌어 있다. 이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개는 한 앨범, 한 활동씩 아주 조금씩 조정된다. 너무 급하게 바꾸면, 기존 팬들이 낯설어하고, 너무 안 바꾸면,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이 약해진다. 그래서 이 균형을 잡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멤버 개인의 성장이다. 시간이 지나면, 멤버들은 더 이상 데뷔 초의 이미지에만 머물 수 없다. 나이도 변하고, 말투도 변하고, 분위기도 변한다. 이 변화를 억지로 막으려고 하면, 오히려 팀 전체가 어색해 보이게 된다. 반대로, 이 변화를 자연스럽게 팀의 색 안으로 흡수하면, “같이 나이 들어가는 팀”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세대교체라는 말이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팀이 더 신선하고, 더 요즘 취향에 맞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이 말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오래 남는 팀들은, 그 “요즘”이라는 기준을 완전히 거부하지도,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가지도 않는다. 자기 팀의 정체성을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현재와 접점을 만든다. 반대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는 팀들을 보면, 방향 전환이 너무 늦거나, 혹은 너무 급했던 경우가 많다. 이미 반응이 많이 식은 뒤에 갑자기 이미지를 바꾸려고 하면, 사람들은 “왜 이제 와서?”라는 반응을 보이기 쉽다. 그렇다고, 아직 팀의 색이 제대로 굳기도 전에 계속 콘셉트를 바꾸면, “이 팀은 뭐가 하고 싶은 팀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또 하나 현실적인 문제는, 회사의 전략 변화다. 처음에는 장기적으로 키우겠다고 시작한 팀도, 회사 사정이나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 팀이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예전만큼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는 순간들이 온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겹치면서, 어떤 팀은 자연스럽게 활동이 줄어들고, 어떤 팀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유지한다. 이걸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만 나누기에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변수들이 너무 많다.


세대교체는 경쟁이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더 가깝다.

K-POP 걸그룹 시장에서 세대교체라는 말은, 마치 누군가가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는 시간이 흐르면서 중심이 조금씩 이동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어떤 팀은 그 흐름 안에서 자리를 오래 유지하고, 어떤 팀은 비교적 짧은 구간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내려온다. 그 어느 쪽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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